65. 유루복有漏福
내가 아는 어느 중국인 교수의 애완견 두 마리 이름은 각각 來福과 來富이다. 애완견 이름까지 이렇게 짓는 것은 너무 노골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이름에도 福자나 富자가 애용된다. 특히 福자의 사용은 그러하다. 福順이, 福子, 福男이, 福植이, 榮福이, 成福이, 이런 이름들이 주변에 적지 않은 것이다. 다 복 받고 잘 살라는 마음의 표상이다. 그러나 범부대중의 복은 淸福보다 熱福 쪽에, 無漏福보다 有漏福 쪽에 기울어져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나나 나와 동일시 되는 것들에게 이로움이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의 작용이다. 문제는 이런 복들이 그림자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중생심의 성공은 높이만큼 그림자를 진하게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중생심이 보살심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성공은 언제든지 禍根이 될 수 있다. 돈 때문에 망했다는 사람, 권력 때문에 버렸다는 사람, 명예 때문에 우스워졌다는 사람이 주변에 너무나 많다.
▣정오일 때, 해가 중천에 꼿꼿할 때 꼿꼿한 막대기는 꼿꼿하므로 그림자가 없다. 한밤중일 때, 해가 세상 가득 어둠으로 엎질러졌을 때 반듯한 사람은 반듯하므로 그림자가 없다. 꼿꼿한 막대기가 반듯한 사람처럼, 반듯한 사람이 꼿꼿한 막대기처럼 꼿꼿하고 반듯하게 서 있는 시간의 산마루(덕분에 무너지지 않는 하늘), 그 하늘을 숨쉬는 이 아침의 淸福!(2010. 5. 26)
'초록의 빈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맑은 행복을 위한 345장의 불교적 명상 (0) | 2010.05.30 |
---|---|
맑은 행복을 위한 345장의 불교적 명상 (0) | 2010.05.27 |
맑은 행복을 위한 345장의 불교적 명상 (0) | 2010.05.25 |
맑은 행복을 위한 345장의 불교적 명상 (0) | 2010.05.23 |
맑은 행복을 위한 345장의 불교적 명상 (0) | 2010.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