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11 자연 속으로 경호강에 천렵하러 갔습니다. 경호강은 산청군 생초면 어서리 강정에서 진주의 진양호까지 흐르는 80여리(약32km)의 물길입니다. 생초는 유홍준 시인의 고향입니다. 천렵이란 말이 잘 어울리는 유홍준 시인의 투망 솜씨는 가히 달인의 경지이지요. 시범을 보이러 가는 유홍준 시인의 뒷모.. 2012. 7. 18. 小雪/유홍준 하늘에서도 빗자루로 쓸 수 있는 것이 내려서 좋다 동글동글 손으로 뭉칠 수 있는 것이 내려서 기쁘다 잠시겠으나 그늘 쪽 어깨에만 눈을 얹고 있는 구층 석탑처럼 묵묵히 서 있고 싶다 이 겨울은 창호지 같이 얇은 서러움으로 竹을 칠까 붉고 푸른 깃발처럼 펄럭여 볼까 아니야 아니야 울타리 쪽으로 .. 2010. 11. 28. 이미지/이윤학 삽날에 목이 찍히자 뱀은 떨어진 머리통을 금방 버린다 피가 떨어지는 호스가 방향도 없이 내둘러진다 고통을 잠글 수도꼭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뱀은 쏜살같이 어딘가로 간다(하략) -이윤학 '이미지'(시집 '아픈 곳에 자꾸 손이 간다', 2000, 문학과지성사)수압이 센 수도꼭지에 호스를 끼우고 물.. 2010. 11. 16. 가정식 백반/윤제림 가정식 백반/윤제림 아침됩니다 한밭 식당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는, 낯 검은 사내들, 모자를 벗으니 머리에서 김이 난다 구두를 벗으니 발에서 김이 난다 아버지 한 사람이 부엌 쪽에 대고 소리친다, 밥 좀 많이 퍼요. - 윤제림 '가정식 백반'(시집 '그는 걸어서 온다', 2008년, 문학동네) 분명 어디선가 본.. 2010. 11. 13.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