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염불念佛
一念으로 불성과 부처님을 생각하면, 생 전체가 불성이 되고 부처가 된다. 불성과 부처님을 無시始無終 그러면, 그가 내 존재의 주인이 된다. 불성과 부처님은 어디 계신가. 수많은 경전과 선지식들이 말했듯 그들은 먼 곳에 있지 않고 '여기'에, 내 몸 안에 있다. 그렇다면 세속의 연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은 '저기'에 있고, 연인의 집에 있다. 불성과 부처님이 내가 되는 것이라면, 연인과 연애는 상대를 되게 하는 것이다. 내가 염불에 성공하면 나는 무아의 세계 자체가 된다. 그러나 내가 연애에 성공하면 나는 아상이 높은 연인의 포섭자가 된다.
▣만해의 <<님의 침묵>>에 '나는 복종을 좋아한다"는 구절이 있다. 복종을 좋아한다는 나의 정체는 만헤의 문학사상적 문맥, 만해가 살았던 사회, 시대적 문맥, 만해가 몸 담았던 대승불교적 문맥 속에서 찾아야 한다. 그럴 때 염불을 연애하던 만해의 나는 불성의 빛으로 아상을 지우는 존재가 된다. 마치 경주 남산 마애불처럼, 무시무종 염불하던 석공이 꺼집어낸 바위 속의 무아처럼. 염불이 공염불이 되지 않기를! 문맥과 바위와 내 몸이 하나임을 잊지말기를!(2010.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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