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성불成佛
見性을 해야 성불이 가능하다. 그래서 見性成佛이라고 함께 붙여 쓰기도 한다. 성불은 空性인 佛性과의 만남이기도 하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처럼 生佛이 되어 處處를 도량으로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성불이란 말에선 지혜의 밝은 기운과 더불어 따스한 대승의 냄새가 전해진다. 이 사바세계에서 마음껏 쓰이는 몸의 작용 혹은 그 기능으로서의 구체성이 느껴지는 것이다. 悟道頌을 불렀다고 성불을 보장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성불의 현장성은 4법계의 최고 단계인 '事事無碍'의 경지에 도달하기를 원한다. 견성성불이라는 말이 가져다주는 한계와 오해를 넘어서기 위해, 동사성 수행을 주도하는 용타 스님은 用心成佛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그러고 보면 견성보다 용심이 어렵다. 마음은 늘 길들지 않은 망아지처럼 천방지축이니 어느 세월에 마음을 길들여 바른 용심을 할 수 있을까. 까마득한 길이지만 그 길에의 그리움이 갈증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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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은 힘이 세다. 허공은 보이지 않는 불랙홀이다. 허공은 경계를 지우고 옥망의 몸무게를 빨아들인다. 새들을 보라. 事事無碍 의 영혼을 보라. 허공은 자애롭다. 허공은 소멸하지 않는 풀밭과 같다. 허공은 시간을 지우고 내 마음의 망아지를 제 품에 길들인다. 그러므로 견성과 용심은 동전 안팎이다. 마음 없는 몸이 허깨비이듯 몸 없는 마음 또한 믿을 것이 못된다. 다시 새들을 보라. 허공의 힘으로 새들은 날고 새들의 힘으로 허공은 푸르러 하늘이 된다. 까마득한 사사무애여!(2010.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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