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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노랫말

편지

by 고요의 남쪽 2009. 9. 9.

 


        

편지




이따끔 대합실을 기웃거리는

흰나비와 아름다운 햇빛

그리고 솔바람 뿐입니다

이곳 운문사는

자판기 종이컵에 반쯤 고이는

200원어치의 적막 뿐입니다


파랗게 엎드린 질경이의 그 길은

시냇가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시냇물 무심히 들여다 봅니다

천천히 그리고 오랫동안

시냇물 맨발 들여다 봅니다

이제 막 대구행 막차가 떠났습니다

혼자 남은 물소리 쓸쓸해 합니다


그대 어느날

이곳에 두고 간 한줌의 눈물,

눈물 번지는 저녁 노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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