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얗게 잠자는 동안
어디선가 가까운 곳에서 하늘같은 소리로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이라고 외친다
돌멩이 풀꽃들 땅바닥에 누워서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이라고 따라 외친다
숟가락 발가락 입을 맞추어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이라고 당당하게 외친다
부뚜막 빗자루도 당당하게 외친다
모두. 한결같이. 6호 활자로
*
설악산 반달곰은 밀렵군이 쏘았고
무장공비 3명이 사살되었고
북괴측 대표들은 오리발을 내밀었고
막간을 이용해서
반라의 여배우가 요염하게 웃었다
럭키~ 하이크리임디이이이~
그러므로 모든 것은 잘 되었다
한결같이 머리 깎은 섬마을 아이들이
고궁을 빠져나와 남대문을 가고 있다
우리가 하얗게 잠자는 동안
선생님 구령에 발맞추며
차조심하며
그러므로 모든 것은 잘 되었다
굿바이 미스터 조지 오웰, 198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