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나무집 부근
낙엽 지면, 우리
손 시릴거야
찬 하늘 등에 지고 기러기 날면
발 등에 쾅, 쾅, 투명한 못자욱
西山 저 혼자 발 시릴거야
손발 따스한 사랑의 집
눈 내려도 얼지 않는 영혼의 집
오오, 그립다고 우리는 쓴다
희디흰 사각의 메모지 위에
계곡의 물소리 맨발로 모여들고
노을 등진 갈숲이 수런거렸다
장대 들고 망태 메고 숲 속을 접어들면
초록의 길 하나가 환하게 열리고
세상의 한 쪽이 캄캄하게, 지워진다
쓸쓸한 날의 빗금긋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