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먹히고, 함부로 버려지는
발우공양鉢盂供養
발우공양은 최소의 음식으로 최고의 영혼을 살려내는 일이다. 아니 최고의 식사예절로 무한의 자유를 창조하는 일이다. 음식이란 우주삼라만상이 선율을 맞춰 수행으로 이룩한 결과물이다. 그 수행물을 장수나 건강의 도구로만 삼는 일은 아무리 물러서서 생각해도 비루하다. (정효구)
▣주황색 감이 주렁주렁 달렸다. 아침 햇살과 저녁 달빛, 닝닝거리는 벌떼의 역사役事와 구병산 바람이 주황의 열매를 익혔으리라. 감물전지에 꺾여서 광주리에 담기는 감의 표정은 한결같이 “나를 어떻게 할거야?” 묻는 것 같다. 함부로 먹히고 함부로 버려지고, 돈이 되지 않아 허공에서 겨울을 맞아야 하는 딱한 처지를 쓸쓸해 하는 주황색 눈빛! 철새들의 이동을 보살펴주는 감나무의 발우공양. (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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