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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구원chaii

함부로 먹히고, 함부로 버려지는

by 고요의 남쪽 2018. 10. 29.

함부로 먹히고, 함부로 버려지는

발우공양鉢盂供養

 

발우공양은 최소의 음식으로 최고의 영혼을 살려내는 일이다. 아니 최고의 식사예절로 무한의 자유를 창조하는 일이다. 음식이란 우주삼라만상이 선율을 맞춰 수행으로 이룩한 결과물이다. 그 수행물을 장수나 건강의 도구로만 삼는 일은 아무리 물러서서 생각해도 비루하다. (정효구)

 

주황색 감이 주렁주렁 달렸다. 아침 햇살과 저녁 달빛, 닝닝거리는 벌떼의 역사役事와 구병산 바람이 주황의 열매를 익혔으리라. 감물전지에 꺾여서 광주리에 담기는 감의 표정은 한결같이 나를 어떻게 할거야?” 묻는 것 같다. 함부로 먹히고 함부로 버려지고, 돈이 되지 않아 허공에서 겨울을 맞아야 하는 딱한 처지를 쓸쓸해 하는 주황색 눈빛! 철새들의 이동을 보살펴주는 감나무의 발우공양. (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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