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방울새
수행修行
이 세상에서 가장 해볼 만한 일은 수행이다. 늦은 나이에 이것을 깨달았다고 하여 후회하지는 말자. 이전에 지은 어긋나는 행行들이 안타깝지만, 참회는 우리를 거듭나게 하고, 행한 것을 받겠다는 마음은 이전의 비행非行을 말없이 포용하게 한다.
수행은 자신을 ‘내 마음’이 아닌 대우주의 마음과 일치시키는 일이다. 그러나 그 대우주의 마음은 먼 곳이 아닌 바로 우리 몸 곳곳에 고요히 살아 있다. 그 마음을 꺼내어 발현시키면 우리들은 이전의 내가 아닌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수행으로 닦은 우리들의 이런 행은 모두가 선행善行이 된다. 이때의 선善은 ‘선지식善知識’, ‘선남자善男子’, ‘선여인善女人’ 등과 같은 말들의 선善과 같은 뜻이다.
지리산 실상사에 갔더니 생태 화장실 문 앞에 남녀의 칸을 구분하는 말로 ‘선남자’, ‘선여인’이라는 글을 써 놓았다. 배설행위도 하나의 대행大行이라면, 더욱이 근본적인 본행本行이라면 그 칸에 들어갔다 오는 모든 이들의 행行이야말로 선행이 되어야 하리라.(정효구)
▣스즈키 마모루의 <<철새, 생명의 날갯짓>>을 읽었다. 몸 길이 12cm의 검은머리방울새는 태양과 별과 달을 보고 지구의 움직임을 느끼고, 바람과 구름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공기의 냄새를 통해 산과 강의 풍경을 기억하면서 3000km를 날아 우리를 찾아온다. 철새들의 수행이 이와 같다.(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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