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책 이름
‘그냥, 살라’
이것은 불교신문 기자 장영섭 씨가 44명의 선지식들을 탐방하고 쓴 책이다. 저자 자신이 인생의 ‘허들’을 넘으면서 쓴 글이라, 읽는 이에게도 길 위에 서 있는 자의 고뇌가 적잖은 무게로 실려 온다. 그러나 그 절실함과 본질적인 것에의 사유는 여러 번 읽어도 감동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책 제목이다. ‘그냥, 살라’는 책의 제목을 음미할 때마다 은혜가 적지 않다. ‘그냥’이란 말은 인간이 도달 할 수 있는 최저 상태의 언어이거나 최고 상태의 언어이다. 아무 생각도 없는 중생들도 ‘그냥’이라는 말을 즐겨 쓰지만, 어떤 생각도 넘어선 고승들도 이 말을 사랑한다. 그렇다. 우리는 그냥 사는 것이다. 그냥 해가 뜨고, 그냥 달이 지듯이 말이다.(정효구)
▣봄은 가고 또 봄은 가고, 절망의 이삭, 시의 이해, 견인차는 멀리 있다. 고요의 남쪽, 달은 새벽 두 시의 감나무를 데리고, 너에게로 가는 길, 초록 발자국, 고요의 남쪽, 오래된 약속, 내 손발의 품삯이 얼마나 송구스럽던지, 차갑게 식힌 햇살 등
내가 쓴 책 이름을 적어 놓고 보니 ‘그냥’ 살지 않으려고 애써 온 몸부림 같다. 길 위에 서 있는 자의 고뇌가 얼마나 젖어 있는지? 고요의 남쪽이란 이름은 시집이름이기도 하고, 내 자전적 에세이집 이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살기’까지는 얼마나 먼 길을 더 가야 하는지! (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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