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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빈터

잠못드는 이를 위하여

by 고요의 남쪽 2009. 5. 28.

엊그저께 인터넷으로 귀뚜라미의 잠언을 보내왔다. 옮긴다.

 

"그 사람은 며칠째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채이고 있었다.

귀뚜라미가 찾아와서 찌르르르 찌르르르 잠언을 말했다.

 

용서하시오. 그  걸림이 마음 밑바닥에 가라앉지 않도록 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당신 마음의 종기가 될 것이오.

 

잊으시오.  그가 마음 밑바닥에 가라앉아 잠재의식이 되지 않도록 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때때로 당신 마음을 난도질 할 것이오.

 

걱정마시오. 걱정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이오.

오늘의 수고는 이미 마쳤소. 나머지는 내일 일이오.

 

쉬시오. 마음에 짐을 잔뜩 짊어지고 자는 사람은 내일이 어두울 것이오.

 

그 사람은 잠 속으로 깊이 푹 빠져들어갔다.

귀뚜라미는 잠들지 못한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났다. "  

                                                                           정채봉, <멀리 가는 향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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