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다
갑자기 하늘이 무너지지 않으면 시가 아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지지 않으면 시가 아니다
갑자기 막막해지지 않으면 시가 아니다
등골이 서늘해지지 않으면 시가 아니다
하던 일 전부 무의미해지지 않으면 시가 아니다 나를 살리려 하지만
다른 일을 할 수 있으면 시가 아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어도 ㅣ가 아니다
끝까지 절망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다
언어를 완전히 버리면 시가 아니다
언어를 완전히 버리지 않아도 시가 아니다 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만식, <시가 아니다>전문, 시집<<아내의 문학>>(시산맥, 2010)에서
*<시가 아니다>는 역설적이게 시가 되는 지점을 정확하게 예시하지 않는다. 아니 이만식이 양비론적 관점 위에서 서술하는 시말의 존재적 국면으로 인해 시의 존재적 위치를 정확하게 포착하지 못하게 된다. 왜냐하면 '끔찍하면 시어다'나 '갑자기 하늘이 무너지면 시이다' 또한 시가 위치하는 지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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