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약사여래藥師如來 2
근대교육을 받은 동네 약국의 모범생 약사 말고 새로운 차원의 약사가 도래해야 한다. 프로이트도, 융도, 아들러도, 또 유명하다는 많은 심리, 정신 분석학자들도 20세기의 근대적, 분석적 약사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의 전집을 다 읽어도 마음의 병이 근치되지 않는다. 그들은 다같이 개인중심주의와 인간중심주의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학자들이다. 새로운 약사는 달마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왔듯이 그 서쪽에서 오지 않을까. 아니, 석가모니 부처님이 서양에서 새삼 환영 받는 스타가 되고 있듯이, 동양에서 새로이 탄생하지 않을까. 불법은 부처님이 만든 법이 아니라 발견한 법이지만, 그 법의 치유력은 어느 것에도 비교할 수 없다. 사실 발명보다 발견이 언제나 아주 윗자리이다. 발명은 발병의 가능성을 안고 있지만 발견은 그런 그림자를 갖고 있지 않다.
▣내가 아침마다 한 알씩 복용하는 고혈압 치료제는 약사가 만든 것이고, 고혈압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가끔 우려 마시는 감나무 잎사귀는 약사여래가 만든 것이다. 약사가 만든 알약에는 긴 설명문이 있지만 햇볕과 바람은 문맹이어서 감나무 잎사귀엔 그것이 없다. 인간은 각주를 만들고 자연은 그것을 지운다. 무릇 각주란 인간들의 조바심이 세상 얼굴에 덧칠한 유의사항 아니든가. 달마의 서쪽에서 온 까닭에 각주가 붙지 않는 이유이다. (2010.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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