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회향回向
내가 태어나 이 세상에서 얻은 것을 나는 어떤 방식으로 되돌려주고 있는가. 인류가 이 지구에서 얻은 것을 인류는 어떤 방식으로 회향하고 있는가. 회향 없는 삶은 일방적 독식이고 독주이자 질주다. 그 독식과 독주와 질주의 끝에 종말이 있다. 종말이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불길하다. 버스도 종점에 가면 쉬었다 다시 그 자리를 출발점 삼아 되돌아 온다. 나도, 인류도 이 세상에서 얻은 것을 버스의 회향처럼 어느 지점에서 마음을 쉬고 되돌려주어야 하리라. 종점이 종말이 아니라 출발점이 되도록 만들어야 하리라.
▣죽음이 종말이 아니라 출발점이 되는 것은 오로지 회향에 의해서이다. 시간을 허비하는 것, 재능을 남기고 가는 것보다 더 큰 잘못은 없다고 한다. 들판을 말 달리던 당신, 말에서 떨어져 피 흘리는 당신, 그날의 상처를 기억하는가. 상처를 꽃 피울 수 있는가. 향기의 회향으로 다시 들꽃 만발한 저 푸른 들판을 말달릴 수 있는가. 기억을 불러내어 당신의 당신을 말달릴 수 있는가. (2010.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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