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부동不動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우주법계의 여여한 뿌리와 한몸을 이룬 자는 흔들리지 않는다. 부동의 경지만큼 매력적인 것이 또 있을까. 이 거대한 우주가 무서운 타존재이거나 죽어 있는 물질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자에게 부동이라는 선물이 주어질까. 또한 이 우주가 나쁜 계모가 아니라 同根의 친모임을 아는 자에게 부동의 세계가 아침빛처럼 경이롭게 몰려올까. 우리 모두의 우주라는 어머니의 嫡子이자 우주 그 자체이다. 내가 자녀를 낳은 것도 친모로서의 우주 자체가 되어 우주의 적자이자 우주 자체를 낳은 것이다. 우리가 우주 자체와 틈 없이 하나가 되면 우리는 언제나 부동이 된다. 그리하여 공포와 불안 때문에 흔들렸던 이전의 많은 날들을 아침날의 안개처럼 멀리 날려 보낼 수 있다.
▣국지성 호우가 잦다. 이상 기후임이 분명하다. 어머니 속이 많이 상했나 보다. 번개 치고 벼락 친다. 성난 어머니 어디 계세요? 버려진 자식보다 매 맞는 자식이 훨씬 나은 처지이다. 어린 매뚜기 얼마나 자랐을까. 천둥 우루룽거리는 날이면 더욱 궁금해진다.(2010.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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