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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빈터

맑은 행복을 위한 345장의 불교적 명상

by 고요의 남쪽 2010. 8. 17.

110. 부동不動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우주법계의 여여한 뿌리와 한몸을 이룬 자는 흔들리지 않는다. 부동의 경지만큼 매력적인 것이 또 있을까. 이 거대한 우주가 무서운 타존재이거나 죽어 있는 물질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자에게 부동이라는 선물이 주어질까. 또한 이 우주가 나쁜 계모가 아니라 同根의 친모임을 아는 자에게 부동의 세계가 아침빛처럼 경이롭게 몰려올까. 우리 모두의 우주라는 어머니의 嫡子이자 우주 그 자체이다. 내가 자녀를 낳은 것도 친모로서의 우주 자체가 되어 우주의 적자이자 우주 자체를 낳은 것이다. 우리가 우주 자체와 틈 없이 하나가 되면 우리는 언제나 부동이 된다. 그리하여 공포와 불안 때문에 흔들렸던 이전의 많은 날들을 아침날의 안개처럼 멀리 날려 보낼 수 있다.

▣국지성 호우가 잦다. 이상 기후임이 분명하다. 어머니 속이 많이 상했나 보다. 번개 치고 벼락 친다. 성난 어머니 어디 계세요? 버려진 자식보다 매 맞는 자식이 훨씬 나은 처지이다. 어린 매뚜기 얼마나 자랐을까. 천둥 우루룽거리는 날이면 더욱 궁금해진다.(2010.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