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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의 곳간

하늘이 푸르면 에게해도 푸르고 흐리면 흐리고 검으면 검고

by 고요의 남쪽 2010. 7. 6.

세한도 ․ 46


                           

에게해는 하늘을 닮았다고 합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라고 합니다. 하늘이 푸르면 에게해도 푸르고 흐리면 흐리고 검으면 검고 하늘이 붉으면 에게해도 그 빛깔이 붉어진다고 일러주었습니다. 하늘 마음먹기에 따라 에게해도 마음먹나 봅니다. 우리 일행의 그리스 안내자는 선교사인 남편을 도와 집시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일을 하는 『내 사랑 집시』를 출간하기도 한 희랍어에 능통한 중년 여성이었습니다. 남편의 성은 손씨이고 양자로 들인 집시의 성은 발씨라 했습니다. 손발이 잘 맞아 행복하게 지난다며 웃었습니다. 선창 가 안개여, 자욱한 섬이여, 되돌아보면 당신과 나도 손발이 잘 맞은 삶의 한때가 있었겠지요. 그것이 비록 엊그제라 하더라도 한때; 그때 그곳은 늘 내 손이 닿을 수 없는 수평선 저 너머 흰 구름 선반 위에 있을 터입니다.

  

밀밭 위를 걸어가는 바람의 맨발처럼

멀리 아주 멀리 날 버리고 떠나간 내 마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