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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빈터

12월에 바친다

by 고요의 남쪽 2009. 12. 1.

   

천상병의 귀천(歸天)

시인 천상병은 욕심없이 살다 간 사람이다. 그에게는 자식도, 돈도 없었다. 마치 산허리를 지나는 구름처럼 그렇게 살다 간 사람이다. 그는 동백림 사건 때 누명을 쓰고 폐인이 될 정도로 고문을 받아 심신이 성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그는 언제나 “좋다! 참 좋다.”는 말을 하곤 하였다. 그는 ‘귀천(歸天)’이란 제목의 시에서 세상살이를 ‘소풍’에 비유하였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아침 이슬 더불어 손에 손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아름다운 여행은 마음에 그리는 목적지가 있을 때에 가능하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급 종살이를 떠나 광야 길에서 40년을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은 약속의 땅, 가나인 땅이란 목적지가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2009년도 이미 마지막 달 12월에 들어선다. 금년 한 해 자신의 목적지에 바르게 이르는 바른 길을 걸어왔는지 다시 한 번 살펴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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