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리운 나라
유점사楡岾寺
금강산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사찰이다. 육질肉質을 다 털어낸 금강산의 수렴收斂하는 내면풍경은 그대로 우리의 비만증을 치료한다. 개골산皆骨山이라 부르기도 하는 것처럼, 금강산의 모든 풍경은 ‘골상骨相’ 이다. 자신의 가장 근본적이자 근간이 되는 것만 남기고 다 버려본 사람은 ‘개골산’과 ‘골상’의 말뜻을 알 것이다.
이런 금강산의 사찰 가운데 중심사찰이 유점사이다. 갈 수 없어 아득하게만 보이는 북한 땅의 그곳, 역대 수많은 고승대덕들이 거쳐간 그곳,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만해와 지훈도 거쳐갔던 그곳, 유점사를 생각하면 어느 것도 침범할 수 없는 넓고 깊은 지성소가 떠오른다.(정효구)
▣유점사는 멀리 있다. 육질로 이글거리는 이 세상 사찰들을 모두 털어내고서야 비로소 닿을 수 있는 개골산 유점사는 멀리 있다. 멀리 있어 먼 곳이다. 먼 곳이어서 멀리 있다.
육질肉質을 다 털어낸 금강산의 수렴收斂하는 내면풍경, 어느 것도 침범할 수 없는 넓고 깊은 지성소! 내 그리운 나라, ‘먼 곳’이 그와 같다.(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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