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똥의 힘으로 솟구치는 미사일
염라대왕閻羅大王
그는 왕 중의 왕이다. 소위 대왕이다. 그런데 그 대왕이 우리 몸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마음을 잘못 쓰면 우리 몸은 금세 그것을 알고 겨울 물처럼 차갑게 위축된다. 거꾸로 우리가 선심을 마음껏 쓰면 우리 몸은 환한 봄날의 목련꽃처럼 피어난다. 염라대왕은 분명 우리 무의식의 투사이다, 그것이 우리 몸속에 있다고 말하기가 두려우니까, 저 너머 어느 곳, 죽음 이후의 어느 세계에서 그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할 뿐이다.(정효구)
▣나비가 두 손으로 흙을 파고 탁구공만한 똥을 눈다. 제 똥의 냄새를 확인한 나비가 두 손으로 흙을 긁어 그것을 덮는다. 염라대왕이 새어나오지 않도록 여러 차례 꼭꼭 묻는다. 과제를 다 한 듯 가볍게 솟구친다. 미사일 같다. 곰삭은 제 똥의 힘으로 솟구치는 미사일, 문학도 그랬으면 좋겠다. 문학이란 염라대왕을 곰삭여 언 땅에서 앵두꽃을 호명하는 것 아닐까. 나비는 어머니가 기르시는 고양이 이름이다. (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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