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32상相 80종호種好
잘 자란 감나무가 32상 80종호를 드러낸다. 분별없이 마음의 무릎을 꿇고 그와 한 몸이 된다. 초가을의 포도알이 32상 80종호를 보여준다. 말없이 그대로 一心이 된다. 진실한 작가의 문장이 32상 80종호를 드러내며 빛난다. 그 빛 앙ㅍ에서 이의 없이 감염되는 기쁨을 맛본다. 마을의 오래된 느티나무가 32상 80종호를 증명한다. 부른 바 없는데도 사람들도, 새들도 그곳 아래로 모여들어 제집처럼 기대고 쉬며 논다. (정효구)
▣소매 끝으로 나비를 날리며 걸어갔지
바위 살림에 귀화(歸化)를 청해보다 돌아왔지
답은 더디고
아래위 옷깃마다 묻은 초록은 무거워 쉬엄쉬엄 왔지
푸른 바위에 허기져 돌아왔지
답은 더디고
-장석남, <소풍> 전문
소매 끝에 날리는 나비는 부처님의 숨결이고, 푸른 바위는 부처님의 밥그릇이고, 바위 살림에 귀화를 청하다 돌아오는 허기 진 시인의 발걸음은 서방정토에 이르는 팔만대장경이다. (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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