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행복을 위한 345장의 불교적 명상
199 나한전羅漢殿
▣5백 명의 도둑이 5백 명의 아라한으로 변모되었다는 사실은 인간이 부처임을 입증하는 적나라한 사례이다. 그러고 보면 인류 모두가 나한이 될 때 지구 전체가 거대한 나한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이 일이 가능할까? 육바라밀을 통하면 이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팔정도를 통하면 그런 일이 가능할까? 『반야심경』을 공부하면 그런 일이 성취될까? 어느 것도 다 가능하다고 선각자들은 말한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가 그 어느 곳에도 철저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철저란 밑바닥까지 닿는 일이다.(정효구)
▣철저하다를 생각한다. 철저하다를 생각한다를 철저하게 생각한다. 희망은 희망으로 철저하고, 기다림은 기다림으로 철저하다. 희망이 없는 곳에서 희망을 기다리는 것, 고도를 기다리며는 고도를 기다리며로 철저하다. 굴러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바위를 밀어올리기 위해 다시 내려가야 하는 시지프스의 운명은 운명의 절벽으로 철저하다. 무슨 이유가 있단 말인가. 철저는 이유의 반댓말이고, 철저는 빛의 동의어이다. 절벽이 절벽으로 철저할 때 절벽에서 태양이 떠로는 이유이다.(강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