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 초발심初發心 2
초발심은 최초의 발심이자 발심의 싹이다. 싹이 트고, 그 싹이 자라고, 자라서 열매를 맺고, 열매를 회향하는 과정이 이 속에 있다. 초발심을 내기만 하여도 생은 대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일단 씨를 뿌리거나 싹이 텃다면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제 길을 가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곳곳에 장매물이 숨어있을지 몰라도, 그것쯤은 무한을 시간이라고 계산하는 불가의 호탕한 셈법에 의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나가가 보니 개망초꽃들이 무리로 서서 무한의 씨앗을날리고 있다. 저것들 중 몇 개의 씨앗이 내년 봄에 싹을 돋울까 걱정도 해보지만, 그들 또한 초발심과 같은 것이리라 여기며 걱정했던 마음을 내려놓는다.
▣ 모든 발심의 싹은 선인가? 선한 것인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싹이 트고, 그 싹이 자라서 열매를 맺고, 열매를 회향하는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모든 발심의 싹은 선한 것임이 전제되어 있고, 선한 것이어야한다는 당위의 무의식이 그 안에 있음을 본다. 문제는 발심의 싹이 변하고, 열매의 빛깔이 바뀔 때이다. 그럴 때 회향의 과정은 얼마나 참혹할 것인가! (2011.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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