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 산승山僧
산의 종점에 山寺가 있다. 산사가 종점과 같은 오지에 뿌리를 두지않았다면 그 시원성은 많이 훼손되었을 것이다. 이런 산사에 산승이 산다. 산승의 마음은 산의 종점 혹은 오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을 것이다. 산승은 산사의 자녀이자 그와 한몸인 존재이다.
들에 비하면 산 속은 멀고 가난하다. 바위가 많은 巖山의 산 속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이런 산은 모든 것을 자발적으로 다이어트한 영혼의 표상과 같다. 그 가난하고 먼 세계에 산승이 산다.
▣내가 꿈꾸는 녹색은 가난한 빛깔이다. 가난하고 먼 세계에 사는 산승의 빛깔이다. 욕망이 욕심을 지나 탐욕으로 번질 때 녹색은 보이지 않는다. 검은 나뭇잎이 먹구름보다 두텁게 산승의 그 빛깔을 가리기 때문이다. 산과 들을 착각하지 말라. 착각은 본말을 흐리고 주객을 뒤섞는다. 다시 내가 꿈꾸는 녹색은 겨울나무 가지 끝에 일렁이는 서기이다. 하늘이 채우는 넉넉한 고독의 머릿말 같은 것.(2011.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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