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초록의 빈터

맑은 행복을 위한 345장의 불교적 명상

by 고요의 남쪽 2010. 8. 1.

104. 초월超越 혹은 초연超然

초월은 비켜섬이 아니라 넘어섬이다. 배제가 아니라 포월이다. 미숙함이 아니라 원숙함이다. 무력한 후퇴가 아니라 유력한 나아감이다. 어른의 눈으로 아이들의 세상을 보는 것과 같은 자리이다. 때로는 도피고 초월의 한 방식이지만, 도피는 이곳과 저곳을 양분한다. 그에 비하면 초월이야말로 나눔 없이 넘어서는 적극적인 삶의 한 양태다. 초월하면 초연해진다. 초연해지면 모든 게 담담하다. 그렇다고 옳고 그름에 눈 감고 사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을 다 알지만 순수한 마음을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작동시키는 것이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일은  자기 자신이 만드는 고통을 더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우리는 종종 과거의 일을 단념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스스로 고통을 짊어지곤 한다. 과거의 모습으로 자신을 생각하거나, 전에는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할 수 없는 일에 집착하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행복을 잃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과거에 집착하면 할수록 우리의 삶은 더욱 이상하게 뒤틀릴 것이다." 아침 묵상 시간에 읽은 책의 일절이다. 집착을 버리는 일, 집착으로부터 벗어나는 일, 초월. 한 치 뒤틀림 없는 풀밭 망아지의 반듯한 자유, 낮의 행복과 밤의 평화가 샘솟는 깊은 산 속 옹달샘, 초연.(2010.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