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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의 곳간

살아있던 날들의 빗소리를 데리고

by 고요의 남쪽 2010. 6. 18.

세한도 ․ 35



신발장에 신발 올려놓듯 그렇게,

2006년 3월 25일 신천 둔치에 개나리 만발해서

대문 잠그고 소풍가는 아이같이 그렇게,


머리가 아파서 오늘 나는 텅 빈 시간 속을 혼자 걸었다.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셨다. 살아있던 날들의 하늘과 살아있던 날들의 햇살과 살아있던 날들의 빗소리를 데리고 아마도 한 생명이 거기 묻혀 있으리라. 돌무덤 가 생명을 내려놓은 들풀들이 햇볕 속에 황폐했다. 봄이 오면 넝쿨 장미를 심어야겠다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