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 ․ 22
새털구름 위를 달리던 세 발 자전거
신발 벗어 거기 두고 맨발로 뛰어내리는 바퀴들처럼
하늘에서 빗방울 떨어진다. 빗방울은 민들레 씨앗처럼 지붕 위를 떠돌며 안착할 지점을 찾아 발가락을 오므렸다 폈다를 거듭한다. 발바닥으로부터 자전거 바퀴가 내려지고 천의 빗방울들이 활기차게 대지로 낙하한다. 광장이란 빗방울이 서식하는 구석의 딴이름이니 즐거운 비행의 펄럭이는 흔적이 무지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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