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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구원chaii

세인트 흰 구름

by 고요의 남쪽 2018. 8. 20.

세인트 흰 구름

과거칠불過去七佛

 

셀 수 없이 길고 긴 우주의 생성과 소멸 과정 속에서 부처님이 일곱 분밖에 안 나왔다는 것은 너무한 일이 아닌가. 그러나 살펴보면 부처님이란 사심이 0퍼센트이고, 공심이 100퍼센트인 분인데 일곱 분이 나온 것만으로도 실은 대단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사심과 공심의 기준으로 보면 기독교의 예수님도 부처님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도 사심 0퍼센트에 공심 100퍼센트의 삶을 살았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살면서 사랑의 대혁명을 구현했으니 말이다. 부처님들도, 예수님도 삶의 공적 완성을 이룩한 공인公人이자 공인空人이다.

서양 사람들은 공심의 크기가 대단한 사람들에게 세인트라는 영광스런 접두사를 붙여준다. 산타 클로스, 산타 마리아, 세인트 폴, 세인트 아우구스티누스 등과 같은 경우가 그것이다. 동양 사람들은 이런 사람 이름 앞에 무슨 말을 붙여주나, 잘 생각은 나지 않지만 성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느 곳에서나 동일하다.(정효구)

 

성인이 있나. 인간세에 성인이 있을 수 있나. 자본이 제일인 세상에 성인이 나올 수 있겠나. 공산 사회인들 다를 바 있을 것 같지 않다. 설 자리 없어 한나절도 못살고 사라졌을 터이니.

세인트 흰 구름, 세인트 산들바람, 세인트 새벽 별, 세인트 먼 바다 아니, 찾아주기를 기다리는 외로운 기억들, 쓰여지기를 기다리는 그리운 추억들 문명이란 이름으로 욕망이 파헤치고, 망각이란 이름으로 세월이 파먹고. 다시 생각해보면 파헤침도 파먹힘도 공심이 100퍼센트인 세인트에겐 부질없는 간섭이다.(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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