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經이 못질한 의자
법정法頂
법의 정수리! 법에 어디 높낮이가 있겠는가마는 ‘정頂’ 자 한 자를 뒤에 덧붙임으로써 법의 정수를 생각하게 한다. 정수精髓는 정수淨水와 같다. 실제로 법이란 처음부터 영원까지 정수淨水같은 정수精髓이다. 그 티 없이 정직한 법의 작용에 의하여 우리는 오늘도 이렇게 살아가고, 태양은 아침마다 뜨고 저녁마다 서산너머로 넘어간다. (정효구)
▣법정 스님 다비식을 TV로 지켜보다가 김영근 시인에게 법정法頂에 대한 내 느낌을 의자에 빗대어 시로 써서 보냈다.
의자가 있다
의자가 저 혼자앉아 있다
침묵이 데리고 온 의자
물소리가 쉬어가는 의자
쉬어가는 의자가 앉아 있는 의자
구름이 만든 의자
구름의 經이 못질한 의자
스님 불 들어가요
의자가 있다
의자가 꼿꼿하게 앉아 있다
깨끗해서 내 손이 닿지 않는 의자
내 손이 닿지 않아 등이 가려운 의자
등이 가려워도 잘 참는 의자
서산 저 쪽으로 기우뚱하지 않는 의자
스님 불 들어가요
의자가 있다
태초에 의자가 앉아 있다
앉아 있다 보다 훨씬 반듯하게 앉아 있다
젖은 신발이 앉아 있다
젖은 하나님의 발에 불 들어와서 환한 맨발이 있다
앉아 있는 의자가 환하다(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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