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녹색연구원chaii

구름의 經이 못질한 의자

by 고요의 남쪽 2018. 4. 28.

구름의 이 못질한 의자

법정法頂

 

법의 정수리! 법에 어디 높낮이가 있겠는가마는 자 한 자를 뒤에 덧붙임으로써 법의 정수를 생각하게 한다. 정수精髓는 정수淨水와 같다. 실제로 법이란 처음부터 영원까지 정수淨水같은 정수精髓이다. 그 티 없이 정직한 법의 작용에 의하여 우리는 오늘도 이렇게 살아가고, 태양은 아침마다 뜨고 저녁마다 서산너머로 넘어간다. (정효구)

 

법정 스님 다비식을 TV로 지켜보다가 김영근 시인에게 법정法頂에 대한 내 느낌을 의자에 빗대어 시로 써서 보냈다.

 

의자가 있다

의자가 저 혼자앉아 있다

침묵이 데리고 온 의자

물소리가 쉬어가는 의자

쉬어가는 의자가 앉아 있는 의자

구름이 만든 의자

구름의 이 못질한 의자

 

스님 불 들어가요

 

의자가 있다

의자가 꼿꼿하게 앉아 있다

깨끗해서 내 손이 닿지 않는 의자

내 손이 닿지 않아 등이 가려운 의자

등이 가려워도 잘 참는 의자

서산 저 쪽으로 기우뚱하지 않는 의자

 

스님 불 들어가요

 

의자가 있다

태초에 의자가 앉아 있다

앉아 있다 보다 훨씬 반듯하게 앉아 있다

젖은 신발이 앉아 있다

젖은 하나님의 발에 불 들어와서 환한 맨발이 있다

앉아 있는 의자가 환하다(강현국)

 


'녹색연구원chaii'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극단  (0) 2018.04.30
태초에 꿈틀거림이 있었다  (0) 2018.04.29
새점을 배워야겠다  (0) 2018.04.27
기억은 수컷이고 망각은 암컷이다  (0) 2018.04.26
가숙의 생, 외상 같은 삶  (0) 2018.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