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진다 해는 제 속도로 진다
그걸 보고 있는 날이 있다
해는 창을 통해서 보인다 제 몸을 무수히도 잘게 쪼갠다 스미고 파고들고 가차없이 적나라하게 벌려놓는다 그래놓고는 천연덕스럽게 저는 간다
해가 지고...
바깥이 안이 되는 순간이 온다
온 거리가 다 들어와있다 허공에 둥둥 뜬 테이블야자 화분 길 건너 pc방, 사우나, 노래방, 빵집, 그리고 내가 읽어낼 수 없는 신탁들
신탁이란 제 속의 간곡한 울음 아닌가
아무 것도 미리 알고 싶지 않다
|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