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자業種子
세상에 있는 씨앗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현기증이 난다. 아니 놀라울 뿐이다. 유형무형의 씨앗이 대지 가득히, 온몸 가득히 숨어 있다. 어디를 만져도 씨앗이 잡힌다. 어디를 보아도 씨앗이 움튼다. 올래 텃밭에 심은 고추 속에도 작고 둥근 고추 씨앗들이 숨쉴 틈조차 없이 빼곡히 숨어 있다. 고추도, 텃밭도, 주인도 그 씨앗들이 어쩔 수 없다고 무관심에 가까운 무심 쪽으로 마음을 돌리고 산다.(정효구)
▣시골집 좁은 마당에 잔디를 심은 지 오래되었다. 한 달에 한 두 번, 찾아가는 나를 맞는 것은, 언제나 잔디 사이에 자욱하게 고개 내민 잡초들이다. 초록의 빈 터는 씨앗들로 붐비고, 고요의 남쪽은 잡초들로 소란하다. 내 몸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일 터; 질시와 욕망과 애증의 씨앗들이 삶이란 이름으로 붐비고, 생이란 이름으로 소란하다. 무심 쪽으로 도망치는 무관심 또한 또 하나의 업종자일 뿐.(강현국)
고요의 남쪽에 핀 깽깽이
출처 : 스토리텔링*
글쓴이 : 강현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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