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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약속

봄비가 내렸습니다

by 고요의 남쪽 2011. 4. 3.

 채마밭 이랑을 만들고 씨앗을 뿌렸습니다.

 이랑 앞가슴에 명찰을 달아주었습니다.

 오월에 들르면 파란 싹이 손사레치겠지요. 

 

 

 

 

 

 

 

 

일요일 아침입니다.

뒷산에 감나무 묘목 심으러 갑니다.

시와반시 스탭들의 감나무 심으러 갑니다.

 

 

김경옥, 황현산, 이하석, 최상희, 김영근, 한국현, 김형술, 유홍준, 조말선, 이원, 송승환, 함돈균, 박상수, 이혜숙, 김사람, 그리고 수류산방; 소중한 이름들을 적은 명찰을 달아주었습니다. 열여덟 그루를 심었으니 두 나무는 주인이 없습니다. 당신을 위해 남겨 둔 자리이지요. 

 

 

 

 

 

 

 

 

 

 

 

 

 

 

 

 

 

이름이 잘 보이지 않아 유감입니다. 촬영 솜씨 부족 탓입니다.

 

봄비가 내렸습니다. 감나무들에겐 축복의 단비입니다. 세월이 가면;

꽃 피고 열매 맺겠지요. 나무들은 발효하는 시간들을 몸으로 삽니다.

 

뒷산을 다녀 온 내게  봄 내음이 난다고 아내가 말했습니다.

봄 내음이 아니라 감꽃 향기이리라고 마음 속으로 고쳐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