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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응접실

[스크랩] 사람의 저녁상

by 고요의 남쪽 2011. 2. 16.
    사람의 저녁상
    꽃이 큰 소리로 피는 것 보았느냐 햇빛이 알려 주지 않으면 피었는지도 모를 것을 풀이 외치며 크는 것 보았느냐 바람이 흔들지 않으면 그 키를 모를 것을 산은 우레 아니면 제 있음을 말하지 않고 시내는 홍수 아니면 큰 소리로 흐르지 않는다 길들은 천 년을 기다리면서도 탄식 한 번 한 일 없고 처마들은 등불 가물거리면서도 누굴 원망하지 않는다 누구의 가슴이라도 한 번은 어두워지고 한 번은 밝아진다 땡볕같이 쨍쨍한 마음을 그리움이라고 바꿔 말하지 말라 오래 참다 보면 외쳐 부르지 않아도 천둥소리보다 크게 들린다 맑은 가슴이라면 크게 말하지 않아도 파도소리 높게 들린다 꽃 피듯 피어나 세상 적실 수 있다면 사람의 옷고름에 향기 한 봉지 담아 놓겠다 내 흐르듯 흘러 세상 깊이 스밀 수 있다면 사람의 저녁상에 수저 한 벌 닦아 놓겠다
출처 : 선율에 사랑을 실어
글쓴이 : dad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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