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을 노래한 지 어언 십년
세한도 ? 62
쓸쓸하다고 쓰자
쓸쓸하다는 문장으로부터
솜털이 송송한 애벌레 한 마리 기어 나온다
찬바람 잎사귀 갉아 먹는다
흔적도 없다
뱃길 끊긴지 어언 십년
외롭다고 쓰자
외롭다는 문장으로부터
종아리가 통통한 아기 오리 아장아장 걸어 나온다
흐르는 실개천 뜯어 먹는다
흔적도 없다
세한을 노래한 지 어언 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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