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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구원chaii

꽃이 피거나 말거나

by 고요의 남쪽 2018. 6. 17.

꽃이 피거나 말거나

와불臥佛

 

무한의 초원을 하염없이 걷다 보면 그냥 그 소실점의 어느 지점에서 와불처럼 누워버릴 수 있을까? 무한의 사막을 생각 없이 걷다 보면 사막과 더불어 일체의 와불이 될 수 있을까? 한밤의 정적 속에 편안히 숙면을 취하다 보면 와불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을까? 나를 넘어, 가족을 넘어, 국가를 넘어, 인류를 넘어, 지구를 넘어, 그 무엇도 넘어 가다 보면 어는 것도 경계가 되지 않을 때쯤 와불처럼 아무 곳에서나 두 발 뻗고 누울 수 있을까? 긴장감이 과도한 시대엔, 누구나 와불이 되는 비법을 조금씩이라도 터득하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지나치게 탈이 나지 않는다. (정효구)

 

와불이 되는 비법; 하염없이 걸을 것, 생각 없이 걸을 것, 숙면을 취할 것, 경계를 넘고 넘어 경계를 지울 것, 아무 곳에서나 두 발 뻗고 누울 것, 두 발 뻗고 눕기 위해 해우소를 다녀 올 것, 꽃이 피거나 말거나 온 몸의 파토스를 남김없이 싸버릴 것.(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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